대교향곡 작곡가로서 잘 알려진 브루크너는 사실 오랫동안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 이것은 그의 교향곡 대부분이 너무 장대하고 난해하여 일반인들에게 친숙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교향곡 4번은 가장 알기 쉽고 친숙해지기 쉬운 곡상이라, 브루크너 교향곡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 어떤 출발점 같은 역할을 하는 곡이기도 하다. 더욱이 브루크너 스스로가 ‘낭만적’이라는 부제를 직접 붙여 친숙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이 곡은 독일의 깊은 숲속에서 느낄 수 있는 신비감을 바탕으로 한 후기 낭만파 교향곡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숲의 교향곡 또는 전원 교향곡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곡상은 브루크너의 낙천적인 자연관을 전달하는 작품으로, 여기에는 야인으로서의 그의 면모가 나타나 있고, 바그너의 영향을 받은 중세적인 자연 암시성도 있다. 이런 탓에 이 곡은 독일에서 빨리 인기를 얻었다.
곡은 이제까지의 교향곡에서 볼 수 없었던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대위법의 사용도 좀 더 정교해지고 있다. 특히 전편에 인생의 밝은 면을 부각시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흔히 그의 교향곡 1악장은 원시의 개시와도 같은 것이어서, 바이올린 트레몰로에 의한 속삭이는 듯한 것이 깊은 안개 속에서 무언가 나타나고 싶어하는 듯이 두드러지는 아름다움이 돋보인 명곡이다.
곡은 모두 4번에 걸쳐 개정된 판본으로 제1고가 1874년 완성되었고, 1887년부터 9년에 걸쳐 제4고가 완성되었다. 특히 초고는 거의 연주되지 않았으며, 이외에도 샬크나 하스 판도 존재하여 쉽게 접해지는 1953년 발렌트 노바크 판의 연주가 일반적이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연주는 그리 쉬운 편이 아니어서 대가급의 전문 연주가들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대가라고 지칭하는 지휘자들의 연주가 많은 편이며, 진정한 대가의 것은 손꼽을 정도이다.
연주는 전곡 두 번에 걸쳐 교향곡 전집 녹음을 완성한 요훔의 것을 제일로 칠 수 있다. 요훔은 전집 말고도 다른 실황 녹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브루크너 전문 연주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요훔의 연주는 1960년대 EMI 전집과 70년대 DG사의 전집이 있는데, 특히 4번의 연주는 EMI 연주도 좋지만, DG 녹음이 오리지널 시리즈로 특별히 나와 있어 이것을 추천한다.
웅장하고 풍부함을 선보인 요훔의 연주는 곡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찰이 이루어진 좋은 명연주를 제시한다. 특히 4악장 피날레가 압도적인 풍부함을 실증하게 들려준다. 한마디로 위엄과 같은 열기를 전하는 명연주이다.
다음으로는 칼 뵘의 연주이다. 특히 뵘이 즐겨 연주하던 4번은 그 자신감과 확신에 찬 펼치기가 일품이다. 빈 필의 음색이 매력적이면서도 그 당당한 품격이 잘 나타나 이상적인 명연을 선보이고 있다. 뵘의 브루크너 연주 중에서도 단연 손꼽힐 만한 성실한 연주이다.
클렘페러의 연주 역시 주목할 만한 것이다.
브루크너 해석의 권위감
오이겐 요훔 (Cond.)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65 / DG 449 718-2
따스한 정감의 명연
브루노 발터 (Cond.)
콜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1960 / SONY 6484
자신감에 찬 명연주
칼 뵘 (Cond.)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73 / DECCA 466 374-2
독립적인 효과의 연주
귄터 반트 (Cond.)
슈투트가르트 라디오 심포니
1981 / DENON 75506
소장하여 유약한 면도 있기는 하나, 박력적인 면을 배제한 웅장함의 모습으로 차분하게 깊이를 보여주는 좋은 연주라 할 것이다.
발터의 연주는 유려한 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원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는 낭만적인 모습의 전형이다. 특히 서정적인 면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것으로, 웅장성이나 악단의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훌륭한 연주이다.
1940년 녹음도 있다.
카라얀의 연주(DG, 1975)는 드물게 하스 판에 의한 연주로, 소박하고 장대한 울림보다는 화려한 표현의 정열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런 탓에 다소 이질감을 느끼거나 후기 낭만의 화려한 축제를 원하는 이에게는 아주 적격인 것이다.
반트 역시 브루크너에 일가견을 보여주는 이로, 두 가지 전집(RCA)과 베를린 필과 연주(RCA, 1997)를 남기고 있고 어느 것이나 충실한 해석을 보여준다.
반트의 브루크너는 깊고 강인한 가장 독일적인 중후함을 나타낸 명연으로 평가된다.
블롬슈테트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의 신녹음도 있지만, 드레스덴과의 녹음이 단연 앞서는 명연주이다. 특히 과부족 없는 모범적인 해석을 지닌 것이 독일 숲의 진지한 묘사를 보는 듯하다.
특별한 개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잘 정돈된 곡상의 정리로 아주 평범하면서도 모범이 되는 명연주를 들려준다.
푸르트벵글러는 거대한 급급함 연주이며, 크나퍼츠부슈는 아쉬운 판본 선택의 연주(1944)를 남겼다. 최근의 예로는 잉발 발렌틴(1982) 녹음도 있다.
이 밖에도 메타(1970~85), 쿠벨릭(DG, 1979), 아바도(DG), 사이(DECCA, 1988), 시노폴리(DG, 1987), 바렌보임(DG, 1972, TELDEC 1992), 샤이(DG, 1993), 차일리(EMI, 1993), 주크(RCA, 1975), 살로넨(SONY, 1997), 아르농쿠르(TELDEC, 1997), 숄티(DECCA, 1981), 텐슈테트(EMI, 1981) 등도 있다.
너무 복잡하다 싶으면 가장 무난한 요훔이나 뵘 그리고 발터 정도를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브루크너의 문을 처음으로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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