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흐 – 콜 니드라이 Op.47

〈콜 니드라이〉 Op.47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첼로의 감성적 울림

독일 출신의 작곡가 브루흐는 낭만파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감성적이고 서정미가 가득한 작품을 여럿 남겼다. 특히 독일적인 중후함을 바탕으로 하는 환상적인 분위기는 듣는 이에게 친근감을 주어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2개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스코틀랜드 환상곡〉(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 협주곡 등)이 알려져 있다. 여기 소개하는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콜 니드라이〉는 단악장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그 심오하고 종교적인 색채를 가득 담은 로맨틱한 곡상으로 특히 첼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첼로 소품의 걸작이다.

이 곡은 옛 히브리의 전통적인 성가인 〈콜 니드라이〉의 선율을 변주한 환상곡으로, 본래의 선율은 유대교의 무거운 결재(潔齋)의 날인 속죄의 날 저녁에 교회에서 부르는 특별 성가이다. 콜 니드라이라는 말의 뜻은 ‘신의 날’을 의미하며, 극히 신성한 노래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극상인 종교적인 정열이 넘쳐흐르고 있으며, 동시에 가득 담은 명곡이다. 더욱이 비애를 담은 명상적 분위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곡의 구성은 약 10분 정도의 단악장의 짧은 것으로, 크게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D장조로 조용하고 비통한 선율과, 느릿하고 장엄한 선율이 잘 조화를 이루며, 첼로의 선율이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2부는 밝고 힘찬 기운이 흐르다가 독주 첼로로써 쓸쓸하게 곡을 끝마친다.

곡의 형태는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것이지만, 종종 피아노 반주에 의한 것과 바이올라를 위한 편곡도 연주되고 있다.

이 곡은 너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 한때 독일의 나치 시대에는 연주가 금지되기도 하였다. 아마 유대교와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브루흐가 유대인이라는 것은 확인된 바가 없다.

연주는 결정적이다 할 만한 연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매우 아쉽다. 아마 면연히 광막이지 않고, 그 분위기 탓에 곡을 이상적으로 재현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주를 살펴본다. 모노 시대에는 포이어만과 카잘스가 있다. 카잘스는 다소 딱딱한 표정으로 근엄하고 정감이 가득하다. 로맨틱한 맛은 없지만, 그 진지한 묘사의 음악적 순수함은 감히 아닌 이성적인 감동을 주는 개성적인 명연이다. 포이어만(PEARL, 1930)의 연주는 다소 무덤덤하다.

다음으로는 푸르니에의 연주이다. 푸르니에의 연주 스타일 자체가 원래 웅장하고 감미로운 맛이 덜해 곡의 분위기에는 걸맞지 않지만, 기품은 간간한 우아한 표현이 단연 돋보인다. 과장됨 없이 시종일관 담담하고도 진한 에스프리를 표현한 것으로, 그 자연스러운 감흥은 단연 일품이다. 이것 역시 이상적인 재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무난한 명연으로 손색없는 훌륭한 연주임에 틀림없다.


프랑스적 감성의 명연
피에르 푸르니에(Vc.)
장 마르티농(Cond.)
라무뢰 오케스트라
(1966)
DG 457 761-2
연주 ★★★★☆ 녹음 ★★★★

뛰어난 음질의 명주
줄리어스 베르거(Vc.)
안토니 비트(Cond.)
쾰른 국립 방송교향악단
(1988)
EBS 6060
연주 ★★★★☆ 녹음 ★★★★☆

엄격한 해석의 명연주
파블로 카잘스(Vc.)
관련 로덴(Cond.)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1936)
EMI 7 63498 2
연주 ★★★★★ 녹음 ★★★☆

숨겨진 호연
페터 브루노 플로어(Vc.)
클라우스 페터 플로어(Cond.)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1988)
BERLIN CLASSICS 2012-2
연주 ★★★★ 녹음 ★★★★


브루흐 콜니드라이

브루흐라는 첼리스트의 연주는 생소하나, 추천할 만한 수준급이다. 플로어가 지휘하는 베를린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단정하고 이지적인 감흥을 선사하고 있는데, 특히 안정된 기교를 바탕으로 하는 브루흐의 첼로 연주가 예사롭지 않으면서 변방이다. 음반은 베를린 클래식스라는 이름도 다소 희귀한 음반이지만, 결코 놓칠 수 없는 좋은 연주이다.

줄리어스 베르거의 연주는 좋은 음질과 무난한 연주 수준을 유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선호되는 음반으로 자리하고 있다. 첼로 연주가 흠족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지만, 나름대로 무난하기 그지없고, 전체적으로 중후하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단연 돋보인다. 특히 오디오 파일용 음반으로도 손색없는 뛰어난 음질이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극한적인 최상의 연주는 결코 아니지만, 분위기나 음질면으로는 장점이 많아 추천에 주저함이 없다.

뒤 프레는 제럴드 무어의 피아노 반주로 녹음(EMI, 1962)을 남기고 있다. 관현악 반주가 아니라서 다소 무덤덤하지만 뒤 프레의 깊은 감성에 젖는 첼로 연주는 단연코 돋보이는 것으로, 실내악적 명연주라 하겠다.

하이모비츠의 연주(DG, 1988)도 무난한 수준이나, 크게 부각할 만한 연주는 못된다.

다른 악기의 편곡 연주로는 후베르만(BIDDULPH, 1922-30)의 바이올린 연주와 바쉬메트의 비올라 연주(RCA)가 있는데, 바쉬메트의 연주가 추천할 만한 훌륭한 수준이다.

그 외에는 킴 하렐(DECCA, 1982), 마이스키(DG), 크리겔(NAXOS, 1993), 하노이(RCA), 피아티고르스키(RCA, 1947), 장한나(EMI, 1995), 블뤼멘탈(DORIAN, 1987) 등이 있다. 이중 슈타커는 단정한 보잉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의 호연을 들려준다.

음반의 선택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압도적인 이상적 명연이 없어 취향의 선택을 따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아한 기품의 푸르니에의 명연주, 심오함과 근엄함을 진하게 전하는 카잘스의 연주, 뛰어난 음질과 무난한 수준의 베르거 연주, 슈타커의 안정적인 기교가 돋보이는 연주와 브루흐의 숨겨진 호연도 추천할 수 있다. 피아노 반주의 뒤 프레도 결코 놓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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